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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안방 수비 딱 1이닝...벤치 밀린 박세혁, KS 경험 발휘할 수 있을까

역대급 가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NC 다이노스. 마냥 웃을 수 없는 선수가 있다. 정규시즌 주전을 맡다가 포스트시즌(PS) 백업으로 밀린 박세혁(33) 얘기다. NC는 지난달 3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3-2로 승리, 원정에서 치른 2경기를 모두 잡고 한국시리즈(KS)에 다가섰다. 5전 3승제로 치른 역대 PO에서 1·2차전을 잡은 팀이 KS에 진출할 가능성은 88.2%다. NC 기세가 뜨겁다. 올가을 NC 안방은 김형준이 지키고 있다. 부상 재활 치료 탓에 정규시즌 막판에서야 1군에 합류한 선수지만, 지난 8일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 일원으로 참가, 주전 포수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며 좋은 기운을 얻었고, 이번 가을에도 진격의 공룡군단 핵심 전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김형준은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PO) 1~3차전에서 팀 수비 모든 이닝을 소화했고,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는 홈런 2개를 치며 타석에서도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강인권 NC 감독은 후반기 김형준이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점을 주목하며 그를 중용했다. 정규시즌 내내 안방을 지킨 박세혁은 준PO에서 한 번도 포수마스크를 쓰지 못했다. 전력에서 제외된 모양새다. 이번 PS 첫 출전이었던 KT 위즈와의 PO 1차전 9회 말 수비에서 대수비로 나서 투수 김시훈과 호흡을 맞췄지만, 만루 위기를 막지 못했고, 다시 바뀐 투수 이용찬과 상대한 배정대에겐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투수의 실점을 포수의 리드 탓으로만 돌릴 수 없지만,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에서 아쉬움을 남긴 게 사실이다. 강인권 감독은 지난달 31일 PO 2차전을 앞두고 박세혁 활용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난감한 모습을 보였다. "언젠가는..."이라고 말을 아끼며, 상황에 따라 쓰임이 있을 것'이라는 계획만 전했다. 선발 투수와의 궁합 등 다른 변수를 적용해도, 박세혁을 선발 포수로 쓸 의향은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박세혁은 '포수 전쟁'이었던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NC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기간은 4년, 총액은 최대 46억원이었다. 하지만 NC 데뷔 시즌 불운이 이어졌다. 지난 4월 상대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의 폴로 스우 동작에 배트를 머리에 맞고 이탈했고, 8월엔 왼쪽 손목 건염으로 2달 동안 결장했다. 10월 초 복귀해 김형준과 안방 지분을 양분했다. 정상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한 탓에 가을야구 주전에서 밀렸다. 두산 소속 시절 KS 우승(2019년)을 이끈 포수인 만큼 역량은 검증됐다. 다만, 김형준의 컨디션이 워낙 좋고, 팀은 변화가 불필요할 만큼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가 그라운드에 자주 나설 수 없는 이유다. 앞으로 박세혁에게 선발 출전 기회가 올까. 박세혁은 있고, 김형준에게 없는 것은 바로 KS 경험이다. 준PO·PO와는 비교할 수 없는 무대. 박세혁은 두산 시절 19경기를 치렀다. 주전으로 나선 경기만 14번이다. 2019년엔 우승을 이끌었다. NC가 KS에 진출하면 박세혁에게 출전 기회가 올 수 있다. 박세혁은 양의지(두산)의 백업으로도 KS를 치른 경험이 있다. 사령탑 말처럼 그가 꼭 필요한 순간은 반드시 온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0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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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2년 전 '절친'과 WC 한판 승부…진화한 곽빈은 그때와 다를까

곽빈(두산 베어스)에게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의 의미는 제법 크다.곽빈은 2년 전 두산의 포스트시즌(PS) 1선발이었다. 성적 순이라기보단 사정이 있었다. 당시 두산의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2선발 최원준은 정규시즌 막판 순위 싸움 때 등판했다. 최종전까지 마치고 4위가 확정된 두산은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할 여유가 없었다. 사실상 후반기 3선발 역할을 하던 곽빈만 WC 1차전 등판이 가능했다. 부상에서 돌아와 선발 첫 해였다. 직구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때다. 그래도 나섰다. 상대도 만만치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절친하며 서울 지역 양대 강속구 유망주로 꼽혔던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었다. 그때 맞대결은 안우진의 승리였다. 안우진이 6과 3분의 1이닝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반면 곽빈은 4와 3분의 2이닝 4탈삼진 1실점을 남겼다. 실점은 곽빈이 적었으나 안우진의 경기 내용이 워낙 좋았고, 경기도 키움의 승리였다.곽빈은 그해 한국시리즈(KS)에서도 1차전 선발이었다. 역시 만족스럽지는 않았으나 쉽지 않은 경험을 가득 쌓고 2021년을 마감했다. 곽빈은 그때를 두고 "가장 친한 친구와 PS 맞대결을 펼쳤다.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기회였다. 어린 나이에 정말 좋은 기회를 경험했다"고 떠올렸다. 2년이 지났다. 곽빈은 그 동안 두 시즌 풀타임 선발 투수로 뛰었다. 아직은 불안하지만, 이제 팀의 국내 에이스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다. 올 시즌 23경기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다. 부상과 아시안게임 차출로 규정 이닝은 채우지 못했으나 투구의 질이 뛰어났다. 제구가 되지 않을 때 고전했던 기복도 바뀌고 있다. 구종 비율 변화로 이를 풀어가며 서서히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변화는 숫자로도 나온다. 당시 9이닝당 7.21개에 달했던 볼넷은 지난해 3.66개, 올해 4.10개로 줄었다. 당시 4.10에었던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3.78이었고 올해 2점대까지 낮아졌다. 투수 본인도 공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불안했던 제구는 서서히 제 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다.어색했던 포크볼 대신 체인지업 활용을 늘리고, 팔 각도도 자연스럽다. 공격적인 커브 구사도 시즌 중 재미를 봤다. 제구가 되지 않는 날 다른 방법을 통해 풀어가는 투수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진정한 프로 1군 투수가 되어가는 중이다.곽빈이 짊어진 무게는 2년 전보다 커졌다. 2년 전 팀은 4위였다. 1차전을 져도 2차전에 이기면 됐고, 실제로 그렇게 이겨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국내 에이스는 최원준이었다. 사령탑도 백전노장인 김태형 감독이었다. 반면 지금 두산은 5위다. 1차전을 지면, 곽빈이 무너지면 두산의 2023시즌도 끝이다. 국내 에이스도 곽빈 자신이다. 사령탑은 '초보' 이승엽 감독이다. 곽빈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갔다가 결국 출전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담 증세에 고열까지 찾아왔던 탓이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활약하지 못하고도 큰 무대라는 자산을 얻었다면, 항저우에서는 아쉬움과 그만큼의 각오를 얻고 왔을 거다.2년 전과 똑같은 무대로 돌아왔다. 그에게는 2년 동안 달라진 것을 펼치고 항저우에서의 아쉬움을 풀어버릴 기회다. 열쇠는 오롯이 곽빈 본인에게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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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미라클' 두산, '미라클' 박준영

두산 베어스가 10연승을 거뒀다. 복덩이 박준영(25)이 또 존재감을 뽐냈다. 두산은 지난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5-2로 승리했다. 두산은 ‘왕조’ 시절이었던 지난 2018년 6월 이후 약 5년 만에 10연승을 거뒀다. 구단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기도 했다. 이승엽 감독은 두산 구단 역대 부임 첫 시즌 최다 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두산은 시즌 43승 1무 36패를 기록, 이날 한화 이글스에 9-3으로 승리한 NC 다이노스와의 승차(2.5경기)를 유지했다. 두산 10연승의 주역은 최근 가장 뜨거운 타자 박준영이었다. 그는 2-1, 살얼음판 리드를 잡고 있었던 7회 초 양석환이 2루타, 호세 로하스가 볼넷, 박계범이 사구로 출루하며 만든 만루 기회에서 KIA 투수 최지민과 치열한 승부를 펼쳤고, 풀카운트에서 들어온 9구째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루타를 쳤다. 점수 차를 4로 벌린 두산은 KIA의 추격을 뿌리치고 10연승을 완성했다. 박준영은 두산이 9연승을 거둔 12일 SSG 랜더스전에서도 0-1로 지고 있던 7회 초 1사 2·3루에서 투수 문승원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 선상 2루타를 치며 2-1 역전을 이끌었다. 두산은 8회 초, 양의지가 바뀐 투수 노경은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치며 1점 더 달아났고, 결국 4-1로 승리했다. 이날 이승엽 감독은 박준영의 타석에서 대주자 조수행을 투입했다. 10연승을 거둔 21일 KIA전에서도 1루 주자 박계범을 조수행으로 바꿨다. 모두 득점으로 이어졌다. 박준영이 치고, 조수행이 들어오는 역전 공식이 만들어졌다. 박준영은 지난 시즌까지 1군에서 자리 잡지 못한 선수다. NC 다이노스에 입단, 투수로 프로 무대에 올라서려 했지만, 팔꿈치 부상 탓에 야수로 전환했다. 이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박세혁의 FA(자유계약선수)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이적했다. 두산에서도 다시 한번 어깨 부상을 당해 재활기를 보내기도 했다. 그런 박준영이 두산 10연승의 주역이 됐다. 팀이 한창 연승을 달리던 지난 7일 올 시즌 첫 1군 무대에 출전했고, 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안타, 12일 SSG전에선 결승타, 21일 KIA전에선 쐐기타를 기록했다. 뜨거운 질주에는 서사가 있게 마련이다. 오랜만에 ‘미라클’이라는 팀 수식어를 되찾은 두산, 그리고 무명 선수에서 팀 상승세 주축 동력으로 올라선 박준영. 2023년 여름 야구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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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장기 이탈' 불펜 흔들리자…발 빠르게 움직인 NC

프로야구 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NC 다이노스가 '불펜 약점'을 보완했다.NC는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5강 후보로 분류되지 않았다.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두산 양의지)가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났고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오클랜드 어슬레틱스)마저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돌아갔다. 포수 박세혁을 외부 FA로 영입하는 등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전년 대비 투·타 전력 모두 약화했다는 평가였다.막상 정규시즌 레이스가 시작되자 기대 이상이었다. 한때 LG 트윈스(49승 2무 30패)와 SSG 랜더스(46승 1무 32패)의 양강 구도를 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전반기 막판 연패로 팀이 휘청거리기도 했지만, 리그 4위(39승 1무 38패)로 반환점을 돌아 5위까지 가능한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NC의 강점 중 하나는 불펜이다. 김진호·김시훈·류진욱을 비롯한 '젊은 피'들이 성장하면서 뎁스(선수층)가 탄탄해졌다. 다른 팀의 부러움을 사는 구위형 불펜 투수들이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왼손 카드도 다양했다. 김영규·임정호·하준영을 상황에 따라 적재적소 투입했다. 스윙맨 최성영과 베테랑 마무리 이용찬까지 '물량전'이 가능할 정도로 자원이 차고 넘쳤다. 그 결과 4월 불펜 평균자책점 2위, 5월 3위, 6월 2위로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했다. 그러나 시즌을 치를수록 부상자가 겹쳐 짜임새에 미세하게 균열이 갔다. NC의 7월 불펜 평균자책점이 5.75로 7위. 시즌 월별 성적 중 가장 좋지 않았다. 김진호(오른 어깨 회전근개 손상) 임정호(왼 팔꿈치 염증) 그리고 선발로 투입된 최성영(안와부 골절) 등이 부상에 쓰러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용찬마저 부침을 보여 불펜의 안정감이 떨어졌다. 후반기 페이스를 유지하려면 불펜 보강이 필요했다.고심을 거듭한 NC는 18일 LG 트윈스와 트레이드로 오른손 불펜 채지선을 영입했다. 대주자 자원 최승민을 내줬지만, 복귀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김진호의 대안을 외부에서 찾았다. 임선남 NC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투수진의 부상이 많다 보니까 뎁스가 부족해졌다. (트레이드로) 누가 가능한지 서로 대화하다가 카드를 맞춰 성사됐다"고 말했다.강인권 감독은 채지선을 '즉시전력감'이라고 판단했다. 채지선은 1군 통산 55경기에 등판,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주로 퓨처스(2군)리그에 머물렀다. 시즌 2군 성적은 17경기 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3.63.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이 0.82(11이닝 1실점)로 준수했다. LG 시절보다 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7.1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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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너무 절박하면 조급해진다” 깜짝 스타 박준영이 살아남는 법

박준영(25·두산 베어스)은 '레드 카펫' 위에 첫발을 내디뎠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2016년 1차 지명을 받아 NC 다이노스에 입단했다. 투수와 타자 모두에 재능이 있었다. 고민 끝에 투수를 선택했다. 김경문 당시 NC 감독에게 '끝판왕'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을 연상하게 한다는 극찬을 받았다. 잠재력을 터뜨리기도 전에 팔꿈치 부상이 찾아왔다. 재활 치료 후 야수로 돌아왔지만, 인상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NC가 박세혁을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할 때 보상선수가 돼 유니폼을 갈아입었다.두산에서는 천천히 나아갔다. 지난해 10월 수술받은 어깨 재활 훈련을 마치고 5월 말 퓨처스(2군)리그에 출전했다. 28경기에서 타율 0.258 4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11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타율이 0.333이다. 홈런 4개는 최근 5경기에서 나왔다. 실전 감각을 되찾았다고 본 두산은 박준영을 지난 7일 1군에 콜업, 주전 3루수였던 허경민을 대체했다. 선택은 적중했다. 박준영은 7일을 시작으로 1군 4경기에서 타율 0.417(12타수 5안타) 1홈런 맹타를 휘두르며 두산이 9연승을 달리는 데 힘을 보탰다. 안타 5개 중 4개가 장타일 정도로 타격감이 뜨겁다.본지와 만난 박준영은 "아직 몇 경기 하지 않았지만, 지금의 좋은 감각을 유지하려고만 생각한다"고 최근 활약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늦게 1군에 올라왔다고 해서 조바심이 들진 않았다. 오히려 마음을 더 편하게 먹었고, 더 많이 준비할 수 있었다. 그게 내게도 더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2군에 머무르면서 일부 재조정도 거쳤다. 박준영은 "퓨처스에서 큰 틀의 변화를 주진 않았다. 타격 리듬이나 투수와 싸우는 법을 연구했고, 이전과 다르게 접근했다"며 "수비에서는 타구 바운드를 맞추는 요령 등 작은 면에서 변화를 주려고 했다. 그렇게 하니 마음을 더 편하게 먹게 됐다"고 설명했다.성공보다 실패를 더 겪어본 박준영이 가장 경계하는 건 조바심이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생각하고 1군에 올라왔다. 첫 타석에서 좋은 타구가 나왔다"며 "반대로 '무조건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이런 기록이 안 나왔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NC 시절에는 무조건 잘하려 했다. 기록에 신경 썼다. 지금은 한 경기, 한 타석에만 집중한다. 잘되지 않더라도 그 안에서 잘된 부분이 무엇이 있을지 긍정적으로 보고 찾게 됐다. 그게 쌓이면 나중에 (결과도)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1군에서 자리 잡지 못하는 선수들에게는 '생존에 대한 절박함'이 따라온다. 실패를 통해 단단해진 박준영은 다르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는 "너무 절박하면 오히려 마음이 조급해진다. 지나친 욕심은 부리지 않고 열심히 준비하면 기회를 잡을 때가 오지 않을까"라고 했다.올 시즌 내내 야수 뎁스(선수층) 확보에 고전했던 두산이다. 유격수와 3루수를 볼 수 있는 박준영이 활약해 준다면 천군만마다. 박준영은 "주전 욕심이 없다면 솔직히 거짓말"이라면서도 "하지만 (두산 내야에는) 확실한 주전 선배들이 계신다. 의욕이 앞서면 오히려 결과가 안 좋으니 그런 생각에는 너무 깊게 빠지지 않겠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1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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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를 읽을 때 비로소 에이스가 될 수 있다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은 지난 2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시즌 5승(4패)을 기록했다. 올 시즌 첫 8이닝 투구였다.모든 면에서 최고의 투구는 아니었다. 안타는 8개를 맞았고 삼진은 3개뿐이었다. '닥터K' 안우진답지 않았다. 안우진은 "삼성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승부했다. 운 좋게 8이닝을 던지며 실점 없이 마쳤지만, 상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타격하면 경기를 풀어가기가 어렵다. 내게 운이 따르지 않아 빗맞은 안타가 많이 나올 경우에는 막기 힘들어진다"고 했다.힘들 수 있는 상대에게 완벽한 성적을 거둔 건 포수 이지영(37·키움)의 도움이 크게 작용했다. 안우진은 "선배님과 경기 중간중간 (상대 의도를) 파악하면서 던진다. 낮은 슬라이더에 안 속으면 높은 직구를 더 활용하고, 직구 타이밍으로 공략해 오면 변화구를 더 섞는 식"이라고 설명했다.포수 리드 무용론은 전문가와 팬들 사이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주제다. 어떤 이들은 어차피 사인은 벤치에서도 낼 수 있고, 포수가 리드하는 대로 투수가 정확히 제구하기도 힘들어 리드 실력의 차이가 실제로는 실점 억제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야전 사령관' 포수의 역할은 분명히 있다. 그리고 좋은 투수는 그 리드(lead)를 읽을(read) 줄 안다. 안우진은 "경기 전 코치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전력 분석 내용도 숙지한다. 하지만 이런 준비는 상대가 어떤 식으로 대비하고 나올지 모르고 한 것이다. 경기 중 상대 의도를 파악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삼성전에서는 상대가 적극적으로 타격하는 만큼 초구부터 어렵게 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구위로 이길 자신도 있어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던졌다. 지영 선배님도 '2스트라이크 이후 네 공을 공략하긴 쉽지 않다. 타자들이 2구 안에 승부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초구와 2구를 위닝샷이라고 생각하고 던졌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안우진의 친구이자 올 시즌 역시 에이스로 성장 중인 곽빈(24·두산 베어스)의 옆에도 뛰어난 포수들이 함께했다. 신인 시절 양의지(36·두산)와 배터리를 이뤘던 곽빈은 재활 치료를 마친 후 박세혁(33·NC 다이노스)과 합을 맞췄고, 올해 양의지와 재회했다. 박세혁과 단짝이었던 그는 양의지의 리드에도 "의지 선배가 사인을 내시면 그대로 던진다. 내가 그 공을 던지기 싫어도 선배의 사인에 따른다"며 '절대 신뢰'를 보낸다.23일 키움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6승을 기록한 곽빈은 "내가 잘 던졌다기보다 의지 선배께서 잘해주셨다"며 "의지 선배의 리드를 보며 '여기서 이 공을 던진다고?'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 리드를 믿고 던지니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양의지가 어떤 생각으로 어떤 요구를 하는지 곽빈은 공부하고 되씹고 있다. 그는 "내가 은퇴할 때까지 의지 선배만 믿고 던질 순 없다. 하나씩 느끼면서 내가 (포수를) 이끌어야 할 때는 이끌 수 있도록 배우고 있다"고 했다. 포수의 판단이 옳아도 안타를 맞을 수 있는 게 야구다. 복잡하게 생각하는 대신 머리를 비울 때 더 잘 던지는 투수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기 전략이 없는 선수보다 잘 갖춘 선수가 더 성장하고, 더 오래 활약하는 법이다.안우진과 곽빈도 그렇다. 신인 시절만 해도 이들은 공 빠른 유망주에 그쳤다. 그러나 그 시절과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구속, 구종, 제구 등 여러 가지가 달라졌지만, 좋은 공을 던진다는 것만으로는 에이스가 될 수 없다. 좋은 포수를 만나 성장한 끝에 확실한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가 됐다.차승윤 기자 2023.06.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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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4출루에 '양보르기니' 질주, 거기에 특급 리드까지...역시 양의지였다

괜히 최고 대우 계약을 받는 게 아니다. 지금껏 그래왔듯, 양의지(36·두산 베어스)가 또다시 완벽한 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양의지는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서 5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1안타 3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NC 마운드의 집중 견제 속에 타수보다 볼넷이 많았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1루 베이스를 밟아 기회를 만들었고, 두산 타선이 8회 결국 그 기회를 잡으면서 팀은 1-0 승리를 거뒀다.특히 결승 득점 상황에서 분전이 빛났다. 볼넷으로 출루한 그는 후속 타자 김인태의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때 재빨리 스타트를 끊었다. 2루를 돌아 3루까지 충분히 돌 수 있는 상황이었고, 마침 중견수 한석현이 포구 실책을 범했다. 일찌감치 출발한 그가 3루를 돌아 홈까지 돌아오기엔 충분했다. 과거 두산 주전 포수 시절부터 느린 발에도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보여줘 붙은 '양보르기니(양의지+람보르기니)'라는 별명을 떠올리게 만든 장면이었다.양의지는 "고영민 코치님이 2스트라이크 이후 변화구를 던지면 과감하게 가보자 해서 뛰었는데, 인태가 잘 쳐줘서 홈에 들어올 수 있었다"며 "중견수가 더듬는걸 보진 못했다.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렸는데 득점이 돼 다행이다. 3루 코치님만 계속 보면서 달렸다"고 떠올렸다.한편 이날 상대는 양의지가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뛰었던 또 다른 친정팀 NC였다. 상대 주전 포수도 두산 시절 그의 백업 포수였고, 그가 떠난 후 두산의 주전 포수가 됐다가 그가 돌아오면서 빈자리가 생긴 NC로 떠난 박세혁이었다. 양의지는 타석에 박세혁이 들어오자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친근한 모습도 보여줬다. 양의지는 "NC랑 한다고 특별히 신경을 썼던 건 없다"며 "세혁이랑도 원래 항상 만날 때 한다. 세혁이도, (최)재훈(한화 이글스)이도 어렸을 때부터 함께 고생했던 친구들이다. 그라운드에서 서로 열심히 하자고 항상 격려를 나눈다"고 웃었다.양의지가 집중한 건 NC가 아닌 정규시즌 처음으로 합을 맞춘 곽빈이었다. 양의지는 "빈이와 첫 호흡을 맞추는 만큼 그 부분에 중점을 뒀다. 빈이가 정말 잘 던져줘 팀이 이길 수있었다"며 "작년에도 많이 대결해봤지만, 정말 좋은 투수고, 앞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할 투수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기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0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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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곽빈 10K 완벽투+김인태 결승타' 두산, 투수전 끝에 NC에 1-0 승리

두산 베어스가 곽빈(24)의 호투와 김인태(29)의 결승타에 힘입어 NC 다이노스와 3연전 첫 경기를 가져갔다.두산은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서 1-0으로 짜릿한 승리를 가져갔다.두산은 이날 선발 투수로 곽빈이 출격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에도 승선했던 곽빈은 지난해 호투로 팀 내 기대치가 올라왔던 상황. 페이스를 맞추는 게 예년과 달랐으나 정상적으로 조율한 끝에 시즌 세 번째 경기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투구 내용이 완벽했다. 최고 시속 152㎞인 직구뿐 아니라 커브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고루 던졌고 결정구로도 구사했다. NC 타자들을 직구로 윽박지르는 것뿐 아니라 변화구를 집중적으로 던져 능숙하게 타이밍을 뺏어냈다. 1회를 1사 1루 상황에서 병살타로 실점없이 막은 곽빈은 2회부터 탈삼진 릴레이를 펼쳤다. 선두 타자 한석현에게 헛스윙 삼진을 뺏어낸 그는 손아섭에게 안타를 맞은 뒤 다시 박석민과 오영수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어 4회와 5회 모두 탈삼진 2개씩을 더하며 NC 타선을 압도했다.6회와 7회의 기세는 더 강렬했다. 곽빈은 6회 1사 후 김성욱을 시속 151㎞ 직구로 윽박질러 헛스윙 삼진을 잡았고, 후속 타자 박민우에게는 반대로 초구 직구 후 2구 연속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뺏었다. 6회까지 투구 수는 76구. 이승엽 두산 감독이 경기 전 예고한 제한 투구 수에 가까웠으나 이 감독은 컨디션이 좋으면 더 길게 간다는 말까지 지켰다. 다시 마운드에 오른 곽빈은 과거 두산 시절 함께 했던 박세혁과 박건우에게 다시 연달아 삼진을 뺏었고, 한석현마저 삼진을 잡아 10탈삼진을 채우고 이날의 투구를 마무리했다.문제는 득점이었다. 곽빈도 뛰어났으나 상대 선발 송명기도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곽빈과 달리 사사구 5개로 불안감은 있었으나 고비마다 틀어막았고, 경기는 8회 초까지 0-0 대치 상황으로 이어졌다.딱 한 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김인태가 해결했다. 두산은 8회 말 선두 타자 양의지가 바뀐 투수 심창민을 상대로 6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위기를 감지한 NC 벤치는 마운드를 김시훈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2일 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6번 타자로 나선 김인태가 김시훈의 시속 137㎞ 포크볼이 높게 들어오자 공략, 중견수 앞으로 떨어지는 장타로 만들었다. 이를 NC 중견수 한석현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고, 타구가 펜스까지 흐르는 사이 주자 양의지는 득점했고 김인태도 3루까지 진루에 성공했다. 승기를 잡은 두산은 9회 마무리 홍건희가 등판, 최고 시속 146㎞ 직구를 던져 NC의 마지막 세 타자를 잠재우고 올 시즌 첫 세이브를 거뒀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0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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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혹사 걱정? 홍건희 “체력 자신, 오히려 몸 더 좋아졌다”

올해도 홍건희(31·두산 베어스)의 강속구는 건재할 전망이다.올해 홍건희는 '4년 차 두산맨'이 됐다. KIA 타이거즈 시절 미완의 유망주로 불리던 그는 2020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후 팀의 강속구 투수로 변신했다. 2020년 트레이드 전까지 홍건희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3.4㎞였다. 두산 이적 후 평균 시속 147.1㎞로 시속 3㎞ 이상 빨라졌다. 2021년(시속 147.8㎞) 2022년(시속 147.5㎞)까지 3년째 빠른 스피드를 유지 중이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6㎞까지 찍혔다.홍건희는 지난 16일 두산 창단식 후 인터뷰에서 “구속이 왜 늘었는지 모르겠다. KIA 때는 제구에 자신감이 없었다. 그래서 제구만 신경 쓰다 내 최고 구속과 퍼포먼스를 끌어내지 못했던 것 같다"며 "두산에 오자마자 김태형 전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제구에 신경 쓰지 말고 힘으로 승부해라. (네 공을 스트라이크존으로) 때려 박아라'고 하셨다. 그대로 한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비결을 전했다.구위가 달라지면서 역할도 바뀌었다. 선발과 불펜 어디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그는 두산 이적 후에는 3년 모두 필승조 임무를 맡았다. 특히 2021년에는 6승 6패 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2.78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이닝을 가리지 않고 가장 중요한 순간 등판하는 '불펜 에이스'가 됐다.지난해에는 더 중요한 보직을 맡았다. 기존 마무리 투수였던 김강률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새 클로저로 나선 것이다. 홍건희의 평균자책점은 3.48로 조금 올랐고 패전도 9경기나 기록했다. 그래도 18세이브 9홀드를 수확하며 마무리 투수다운 성과를 냈다. 김태형 전 감독은 "6점 차에서도 낼 수 있는 투수가 홍건희·정철원·김명신뿐"이라며 얇은 불펜진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세 투수에 대한 믿음을 전하기도 했다.마운드 밖에서 비중도 달라졌다. 2021년부터 투수 조장을 맡고 있는 홍건희 올해도 동료들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그는 “투수 조장은 스프링캠프에서 정해진다. 그런데 분위기를 보면 내가 할 것 같다"며 "2년 정도 해왔는데 형들이 잘 도와주시고 후배들도 잘 따라줘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 작년과 올해 선수들이 많이 바뀌지 않았다. (올해 조장을 맡으면) 좋은 분위기로 시즌을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홍건희는 지난 세 시즌 불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승부사' 김태형 전 감독과 함께했다. 특히 2021년 포스트시즌 7경기 중 5경기에서 멀티 이닝을 소화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홀로 3이닝을 책임지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혹사 논란'이 그를 따랐다.정작 당사자는 담담했다. 홍건희는 “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해주셨다. 그런데 원래 체력에 강점이 있어서 그런지 몸에 과부하가 온 적은 없다. 부상도 없었다"며 "해가 지날수록 오히려 몸이 잘 만들어진다. (부상에 대해) 방심하면 안 되겠지만, 여전히 체력에 자신 있다”고 웃었다.홍건희는 올해도 유력한 마무리 후보다. 그런데 목표가 독특하다. 세이브 개수가 아닌 동점 상황에서 무실점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9위에 그쳤던 두산에서 개인 세이브만 쌓는 게 아니라 팀에 필요한 자리를 채우겠다는 뜻이다.홍건희는 “수치 목표는 정하지 않았다. 목표에 집착하다 결과가 안 좋게 나오더라. (그보다는) 안 아파야 한다.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르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며 “작년에 패전이 많았다. 대부분 동점 상황에서 점수를 줬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많을 거 같다. 어떻게 해야 잘 막고 팀 승리로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1.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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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양의지·최재훈·박세혁…포수 왕국이 만든 동료애

전쟁 같은 경쟁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 속에는 동지애가 있었다.양의지(36·두산 베어스)는 지난 11일 입단식에서 박세혁(33·NC 다이노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양의지는 “최재훈(34·한화 이글스), 박세혁, 김재환(35·두산)과 어렸을 때 함께 고생했다. 그중 셋이 (좋은 FA 계약에 성공해) 잘 됐다”며 “세혁이도 잘 됐으면 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내가 두산으로 돌아왔고, 세혁이는 NC로 갔다”고 돌아봤다.양의지·박세혁·최재훈은 한때 두산에서 무한 경쟁을 펼쳤던 사이다. 2010년 경찰청에서 제대한 양의지가 먼저 주전 포수로 자리 잡았다. 이후 역시 경찰청에서 돌아온 최재훈이 2012~2013년 백업 포수로 두각을 드러냈다. 2016년부터는 상무에서 전역한 박세혁이 백업 포수를 차지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두산은 ‘포수 왕국’의 전통을 이어갔다.후배들에게 양의지는 암초였을 수도 있다. KBO리그에서 포수는 귀한 자원이다. 다른 팀이었다면 주전이었을 그들이 양의지의 위상에 눌렸다. 백업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했다. 실제로 최재훈은 한화로 트레이드된 후 바로 주전 포수가 됐다. 박세혁 역시 양의지가 NC로 이적한 2019년 이후 두산의 붙박이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올겨울 양의지의 FA 계약 때도 세 사람은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됐다. 당초 양의지의 행선지가 한화와 두산으로 좁혀졌다. 어느 팀에 가든 주전 포수로 있는 후배의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결국 그가 두산으로 향해 박세혁은 밀려나는 모양새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물론 계약 액수(총액 46억원)는 작지 않았지만, FA 시장에서도 ‘양의지의 백업’이 된 모양새가 됐다. 그런데도 세 선수는 서로 격려하고 뭉쳤다. 최재훈은 본지와 통화에서 “의지 형은 두산 시절부터 많은 걸 가르쳐주고 도와줬던 선배"라며 “내가 FA 계약을 맺었을 때도 의지 형이 가장 기뻐했다. 나 역시 의지 형이 처음 FA 계약을 하실 때 ‘역시 형은 될 줄 알았다. 최고의 선배다. 존경스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최재훈은 양의지의 한화 이적설에 대해서도 “팀에 서운하면서도 내가 못 했기 때문인 걸 인정했다. 의지 형한테도 '내가 잘했다면 형 이야기가 안 나왔을 것이다. 내가 더 잘해야겠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또 “세혁이가 잘 됐으면 했다. 그 이후 NC가 세혁이를 잡는다는 소식에 정말 기뻤다. 우리 모두 성공하고 나니 함께 고생했던 시절이 떠올랐다”고 돌아봤다.양의지는 “세혁이도 남고 싶어 했는데 두산을 떠나돼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미안하다. 넌 아직 젊으니 더 잘해서 두 번째 FA 때 더 좋은 계약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혁이도 '같이 열심히 하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두 선수는 FA 갈림길에서 재회할 가능성도 있다. 양의지는 "몸 관리를 잘해서 계약이 끝나는 2028년(41세 시즌) 이후에도 3년 정도 더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2023.01.1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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